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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沖連_오키렌
1.
#NLH_커플체크
𝑆𝑂𝑈𝐺𝑂𝑅𝐸𝑁 𝐶𝑜𝑢𝑝𝑙𝑒 𝐶𝑘𝑒𝑐𝑘 𝐿𝑖𝑠𝑡❤︎
먼저 사랑을 자각한 쪽은 소고라고 해요. 심지어 짝사랑한 기간도 ··· 자각하지 못한 시기까지 합친다면 거의 7년.ᐟ.ᐟ
처음에는 자신이 렌을 좋아하고 마음에 품었다는 것을 자각하고서도 솔직하게 인정 못했던 시기도 있었어요. (입덕부정기) 그래도 인정 후에는 연하의 노빠꾸 직진브레이크No.. 렌은 어떻게 자각하게 되었냐면.. 연하의 노빠꾸 직진브레이크No그러나 계략적인 대시에 넘어갔다고.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차갑게 굴며 조금 무뚝뚝하던 소고가(이때가 입덕부정기였다.) 갑자기 제게 잘해주고 훅 치고 들어왔다가도 그만.. 한 발짝 뒤로 물러서는 게 너무 서러워서 터졌어요.
💛 고백은 누가 먼저?
누가 먼저라고 한다면 어찌보면 렌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동시라고도 할 수 있어요. 소고는 렌을 자각시키기 위해 부러 좋아한다는 말은.. 언듯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듯한 행동과 속삭임을 했지만 그걸 렌은 두근거리면서도 그는 자신과는 다른 마음일 거라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정말 자신의 마음을 부정했던 렌인지라. 소고를 자신을 괴롭히는 걸 좋아하는, 좀 친한 아는 남동생으로만 바라봤었는데 그가 성인이 되고 언제부터인가 남동생이 아닌 남자로 보게 되어서 한참을 부정하고 시선을 돌리려 애를 썼지만 사람 마음대로 그게 될 리가요.. 결국 소고를 좋아한다는 걸 인정하고야만 렌은 자신에게 다가와 소중하다는 듯, 특별하다는 듯 자신에게 나름 다정하고 부드러워지는 소고에게 설레다가도 금새 선을 긋는 태도에 절망하고 좌절하면서 울며 꾹꾹 참았다가 그게 기어코 터지고 말았어요. 그 모든 게 소고가 의도한 것이지만요.
이제 더는 힘들다고. 널 좋아하는데도 자신과 다른 마음일 게 뻔하니까 포기하겠다고 울며 소리치면서 소고에 대한 마음을 접겠다고 선언했더니··· 그걸 기다렸다는 듯 소고가 붙잡고는 고백했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렌이 먼저 고백했지만, 소고가 먼저 했다고도 할 수 있고, 동시라고도 해야겠네요.
❤ 애교는 누가 더?
당연하다 할 지 모르겠지만 렌이 더 애교가 많습니다!! 렌은 제 선 안의 사람들을 굉장히 중요시 하는데 그 중에서도 자신의 바운더리 중심이자 가장 큰 축이라 할 수 있으며 전부인 소고에게는 간이고 뭐고 다 줄 수 있어요···. 스킨십도 엄청 좋아해서 소고에게 많이 한다고♡ 뒤에서 끌어안는 것은 물론. 소고 품에 안겨있는 것도 좋아하고 그를 꼬옥 안고 있는 것도 좋아해서 둘 사이에는 스킨십이 편하고 자연스러워요. 손잡기, 깍지끼기, 뽀뽀도 키스도 마찬가지. 그렇다보니 렌이 애교를 제법 많이 하는 편인데 이건 소고도 아주 가끔.. 의도적으로 쓰는 편이라서. 소고에겐 애교는 계획적이라 미인계이자 유혹입니다. 순진한 병아리.. 소고한정 미인계인 애교에 너무 약해 매번 홀라당 넘어가 울기도 하고, 헬레레.. 상태가 되어버리고. 그걸 아주 잘 아는 소고는 잘 써먹고 있다고 합니다.
❤ 깻잎은 떼어줘도?
드디어 왔다. 소고렌 깻잎 논쟁..ᐟ.ᐟ
깻잎. 과연 서로가 아닌, 다른 사람의 깻잎을 젓가락으로 손수 떼어내줘도 괜찮은 것이냐!
소고는 No. 입니다.
렌이 자신이 입에 닿던 젓가락으로 다른 사람이 먹을 깻잎을 떼어내주려고 한다? 절대 두고 못 봐요. 렌을 막아내겠죠.
어떻게 막냐면···.
태연한 낯으로 시치미를 뚝 떼며 자기 깻잎도 안 떨어진다며 렌에게 '먼저' 떼어내게끔 의도 합니다. " 누님 저도 깻잎이 안 떨어져요. " 하면서 난처한 미소를 지으면 렌이 내가 해줄게! 하고 젓가락으로 조심조심 신중히 작업하고 있는 사이, 상대에겐 알아서 떼어먹으라고 눈짓해요. 방금 카츠라 부인에게 [렌이 다른 사람의 깻잎을 떼어내주려고 한다면 소고는 어떻게 할 것 같아?] 하고 물었더니···
소고라면 검을 빼내 그 깻잎을 베어버릴 것 같다고 해서 부정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웃어버렸어요ㅠㅁㅠ 진짜 소쨩이라면 정말 깻잎은 고사하고 젓가락까지 베어버릴 거야ㅠ💦❗ 소고는 이런데 렌은..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 어라..? 괜찮지 않나? 깻잎을 떼어내주는 것뿐이니까.. ' 든 생각에 그냥 YES라고 말했지만.
사실 렌도 이게 정작 이 상황이 된다면 속상하고 질투뿜뿜해버려요. 굉장히 질투도, 소고를 향한 독점욕도 강한 편이라. 하지만 말리진 못하고 토라진달까?
소고렌 이모저모♡
2.
🌟 소고 / 렌은 겨울에도 얼어죽어도아이스파인가요? 아니면 따뜻한파인가요? 아침에 세수할 때는 따뜻한물? 차가운 물?
춥디 추운 겨울 날에도 렌은 얼어죽어도 아이스 파!! 코가 추위로 빨갛게 얼어붙어 훌쩍이면서도 아이스를 마시는 경향이 많았지. 그걸 볼 때마다 소고가 미련하다고 한소리 하나 병아리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 뜨거운 건 잘 못 마시겠어. 나는 시원한 게 좋다고! 입술을 삐죽 내밀며 투덜거리는 소리에 소고가 덧붙일 거야.
" 네. 그래서 춥다고 지금 오들오들 떨고있는 병아리잖아요. "
" ㅊ, 추워.... "
" 그야 얼음이 든 컵을 맨 손을 쥐고 있으니까 그렇죠.. "
차가운 컵을 감싼 손 끝이 발갛게 물든 손을 보며 소고가 타박했어. 삐죽 나온 입술에 시선을 잠시 준 그는 한숨을 내쉬며 렌에게서 컵을 빼앗았지. " 거기다 장갑도 안 끼고. 제가 끼라고 했잖아요. " 그의 타박에 입술이 더욱 삐죽 튀어나온 렌이 힐끔 검은 장갑을 낀 소고의 손을 응시해. 단단하고 길쭉한 손을 감싼 검은 가죽 장갑. 보송한 털실이 아닌 매끈한 가죽장갑이지만 맨 손보다는 따뜻하겠지. 하지만 렌은 장갑을 끼면 손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게 싫었어. 볼멘소리가 계속된 소고의 잔소리에 토라져 작달만하게 새어나가.
" 장갑은 역시 조금 싫어.. 답답해.. "
" 하아.. 그러지 말고 제 거 마시면서 손도 좀 녹이십쇼. "
얕은 한숨을 내쉬는 소고의 입술 새로 입김이 하얗게 피어나. 검은 가죽 장갑을 낀 큰 손이 렌의 발갛게 튼 손에 들린 차가운 음료를 뺏어갔지. 그리고는 허공에서 맴도는 두 손 안에 자신의 음료를 쥐어줬어. 꽁꽁 얼어붙었던 손이 따스한 온기에 조금씩 녹아내려. 눈을 깜빡인 밤하늘이 하얗게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잔을 내려봤지. 마시지 않고 뭐해요? 어서요, 누님. 잔을 든 채로 멀뚱히 바라만 보고 있는 렌을 재촉하며 소고가 아무렇지 않게 렌이 마시던 아이스 초코 라떼의 빨대를 한 번 쭉 빨아들여. 빨대를 문 소고의 입술을 물끄러미 올려보던 렌이 조심스럽게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잔에 고개를 숙여. 그 움직임을 보던 소고가 뭔가 떠올라 물고있던 빨대에서 입을 떼며 말해.
" 아, 뜨거우니까 조심히 드세 ㅡ "
" 읏, 뜨거! "
" ...말 끝나기도 무섭게 바로 데이고 잘하는 짓이네요. "
자신의 병아리가 뜨거운 걸 잘 못 먹는 다는 게 생각이 난 그가 주의를 주기도 전에 홀랑 데여 혀를 내밀고 있는 걸 가늘게 뜬 눈으로 보며 고개를 저어. 바봅니까? 조심했어야죠. 이어지는 잔소리에 움찔하다가도 토라진 듯 렌이 삐죽한 입술로 소고를 흘겨봤지. 그러게 나는 차가운 거 마신다니까! 쯧.. 혀를 작게 찬 소고는 저 순한 눈매가 조금 뾰족해져서는 자신을 흘겨보는 모양새에 마주보며 한 손을 들어 그대로 단아한 이마에 튕겼어. 아얏! 왜 때리는 건데!! 붉은 목도리를 두른 병아리가 털을 부풀리며 화를 내고 있는데도 소고에겐 그저 삐약삐약 우는 걸로만 보였지. 나 없으면 어쩌려고 덤벙거리는 건지. 뽀얀 이마가 그가 때린 곳에서부터 빨개지는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지. 어차피 그런 가정 따위는 없을 테니 괜한 생각이었어. 지금도, 앞으로도 렌의 옆에는 자신이 서있을 테니. 부리를 내밀고는 이마를 부여잡고 연신 투덜거리는 렌의 손에서 음료를 가져와.
손 안에 쥐고있던 따스한 온기가 사라져 꼼지락거리며 그를 올려보자 눈을 살풋 내리깐 소고가 입김을 후후 불고 있었지. 뜨거운 라떼를 식히는 모습에 렌이 멈칫해 그를 보며 멈춰 서있어. 푸른 목도리 위에 스치듯 갈색 머리카락이 바람결에 살랑거리고, 그의 입김에 따뜻한 김이 아른아른 흔들려. 적당히 식은 듯해 그를 올려보고 있는 렌에게 건내. 이제 괜찮을 겁니다. 다시금 손에 쥐어진 따뜻한 온기에 렌은 볼이 조금 발그레해졌지. ㄴ, 너무.. 다정하게 그러는 거 아니냐구.. 얕게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내려보는 다정한 시선에 몽글몽글한 기분이 들어 아직 마시지 않았음에도 몸이 노곤해.
" 뭐해요? 안 마시고. "
시선을 피하며 추운 건지 볼을 발갛게 물든 렌에게 속삭여. 읏.., 잘 마실게.. 작게 중얼거리며 렌이 손에 쥔 음료를 조금 더 세게 감싸쥐었지. 그가 유일하게 자신에게만 다정해지는 건 알고있지만 그럴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설레는 건 어쩔 수 없다 생각하며 입을 대. 아까와는 다르게 조심스럽게 입을 대며 잔을 기울이자 마시기 적당히 식은 달콤한 라떼가 입 안을 맴돌아. 천천히 뒤로 넘기며 차갑게 얼어붙은 몸이 조금 따뜻한 기운으로 녹아내리는 게 느껴져서. 렌은 작게 노곤한 숨을 내뱉었어. 따뜻해..
" 괜찮죠? 그거 마셔요. 안 그러면 감기 걸려요. "
걱정 어린 그의 다정한 말에 말간 미소를 지은 렌이 조심히 그의 손을 잡을 거야. 응..이번에는 마셔볼게. 이제 가볼까요. 멈춰 섰던 둘은 걸음을 맞춰 조용한 밤길을 걸어나가. 바람이 찬 게 조만간 눈이 내리며 더욱 추워지겠지. 그럼에도 소고와 렌은 괘념치 않을 거야. 서로의 온기를 주고 받기에.
추운 날이 이어지는 겨울.
아침잠이 많은 렌이 간신히 소고의 일으킴과 재촉과 아침뽀뽀에 비몽사몽 일어나는 일이 매일인 아침. 머리에 배게가 닿는 다면 곧바로 잠들 수 있을 듯한 자신의 병아리를 데리고 욕실로 가는 소고야. 휘청거리며 아슬한 걸음으로 도착한 렌의 손에 치약을 짠 칫솔을 쥐어주고 소고도 양치질을 시작하겠지. 거울에 비춰진 둘의 모습은 정말 신혼부부의 모습일 거야. 이리저리 뻗치고 부스스한 머리, 졸린 듯 반쯤 감긴 눈과 흐트러진 잠옷, 거기에 언듯 보이는 어떠한 흔적들까지.
아직 졸린 지 꾸벅꾸벅 졸면서도 양치질을 하던 손이 느려지는 걸 소고가 발견해. 칫솔을 문 채로 한 손으로 렌을 흔들어. 졸지 말라는 그 손길에 반 쯤 감겼던 밤하늘이 흐릿하게 드러나. 졸려.. 아침은 역시나 오늘도 힘들다는 생각을 멍하니 하며 느릿하게 칫솔질을 해. 거울을 보자 소고도 아직 피곤한 눈빛으로 적안을 깜빡이고 있었지. 거품을 뱉고 물로 행군 그가 머리를 쓸어. 부스스하던 갈색 머리칼이 나름 차분해지는 걸 보던 렌은 입에서 노란 칫솔을 빼냈지. 퉷.. 하고 세면대에 거품을 뱉자 소고가 물이 담긴 컵을 건내와서 받아. 차가운 물은 머금고 우물우물거리며 세안을 하는 등을 내려봐. 단단한 잔근육이 그를 따라 움직여. 어제, 손톱 자국 많이 냈던것 같은데..
아직 멍한 눈길로 소고의 등을 바라보다 그 등을 꾹꾹 밀어. 우웅... 입안에 든 물을 계속 물기 힘든지 재촉하는 손길에 세안을 끝내고 상체를 든 그가 고개를 돌렸지. 물기가 날렵한 턱선을 타고 떨어지며 슬쩍 옆으로 한 걸음 밀려나. 벽 면에 걸린 수건을 잡아 물기를 닦고 있자 렌이 물을 뱉어. 다시금 물을 입안에 머금고 우물우물거리며 행구고 있자 소고가 목에 수건을 두른 채로 입을 열었지.
" 물이 많이 차네요. 따뜻한 물로 세수하시는 게 좋을 듯 한데··· "
" ··· 그러면 잠이 안 깨서 안 될 것 같아.. 너무 졸려어.. "
" 그렇겠죠. 내 병아리 부인은 아침잠에 약하니. "
자신을 놀리듯 고개를 살살 젓는 그를 거울 속에서 본 렌이 비춰지는 소고를 노려봐. 잠이 들 깼던 까만 눈이 조금 불손해져선 저! 저 도s!! 하고 화를 내.
" ..어제 늦게 까지 안 재운 사람이 누군데.. "
" 그럼 일찍 재운다고 누님이 일찍 일어났던 적이 있었나요? 제 기억 상에는 없었는데 ~ ? "
고개를 까딱거리며 놀리는 게 약 올라. 아침부터 자꾸만 제 속을 쿡쿡 찌는 소고의 뻔뻔한 낯에 렌은 주먹을 불끈 쥐었지. 진짜 한 대만.. 따악! 한 대만 때리고 싶다. 아니지, 볼을 깨물어버리는 게 더.. 그의 놀림에 거울 속 렌의 눈매는 한껏 올라갔지. 잠은 깼으나 속은 불이 지펴져 활활 타올라.
" 뭡니까, 그 눈빛은. 빨리 안 씻어요? "
" ··· "
두고 봐. 내가 오늘 저 볼 물어버릴 테니까. 각오로 활활 불타오르는 시선을 태연하게 받아치며 소고가 어깨를 으쓱여. 끓어오는 속을 달래듯 수독꼭지를 틀어 콸콸 차가운 물을 틀어 세안을 하는 렌일 거야. 평소에도 아침에는 얼음장 같이 찬 물로 씻어 잠을 쫓아냈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시작된 소고의 애정(?) 어린 놀림과 괴롭힘에 속을 달래기 위해 찬 물로 씻었지만.
겨울에는 역시 아이스가!!
그렇게 감기 걸리겠죠..
아침 잠에는 차가운 물이!!
그래 놓고도 병든 병아리 마냥 꾸벅꾸벅 졸겠죠..
3.
겨울에는 누구나 가슴 속에 품고 다니는 사직.. 아니아니, 비상금. 현금이 있잖아? 그건 렌도 마찬가지였어.
순찰을 돌면 겨울을 맞이하듯 유혹해오는 맛있는 냄새에 침을 꼴딱꼴딱 넘기기를 여러 번. 몸은 그 앞에서 자꾸만 멈칫거려. 시선은 노릇노릇 맛있게 구운 겨울간식에 콕 박혔지. 그런데 하필 그 날은 가슴 속의 비상금(이라고 쓰고 간식비라 읽지만?)을 안 챙긴 거야. 그게 너무 서러워 순한 눈매가 아래로 축 쳐져선 힘없이 터덜터덜 걸어가. 옆에서는 달콤하고 맛있는 붕어빵 냄새가 나는데. 침이 자꾸 고이는데 사먹을 돈이 없으니💦 서럽고 슬픈 기분에 다짐을 해. 내일은 꼭! 꼭 사먹고 말테다..! 주먹을 불끈 쥐고서 침.. 아니아니, 눈물을 머금고 지나쳐 갔지. 집 가면 바로 비상금 옷 속에 넣어놔야지. 원래는 통통 튀었을 특유의 발걸음이 늘어져 기운 없는 게 훤히 보여. 얼마나 걸었을까?
저 멀리 갈림길이 합쳐지는 길목에서 길게 늘어난 익숙한 그림자가 보여.
" 오키타 대장님!! "
검은 제복 코트가 추운 바람에 끝이 펄럭이며 한 손은 바지주머니에 넣고 느긋하게 걸어오는 소고를 부르며 쪼르르 달려가. 둘이 페어다 보니 순찰 루트는 같은데 갈림길이 있는 구간은 잠시 따로 갔다가 합류하는 거였지. 그런데 반갑게 달려가던 렌의 환한 얼굴이 스르륵 굳어. 우물우물 거리는 입, 손에 들린 타코야키 그릇와 나무꼬지. " 나 빼고 뭐 먹는 거야?!! " 소고에게 우다다 달려간 렌의 얼굴은 아까의 배로 서럽게 변해있었지. 울 것 같은 낯으로 제게 달려온 렌에게 소고는 태연하게 왔냐는 듯 고개를 끄덕여.
" 별 일 없었죠? "
입가에 묻은 소스를 혀로 핥으며 여유롭게 묻는 말에 렌의 표정이 사나워졌지. 별 일? 별 일 없었냐고??? 누구는 가슴 속의 비상금 하나 없어 좌절하고 절망하면서 붕어빵 집을 지나쳤는데 그게 별 일 없었냐고?! 분에 겨워 소고를 노려보려는 데 고개를 까딱이더니 그가 마지막 남은 한 알을 푹 찍어. 따끈한 김을 폴폴 흘리며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타코야키의 자태를 담은 렌의 시선에선 갈망을 품어. 하나? 하나 남은 거야...? 축 내려가는 눈썹과 절로 고이는 침을 삼키며 자신의 손을 바라보는 눈빛에 소고가 웃었지. 그의 입가로 올라가는 움직임에 갈망 어렸던 눈이 점차 허망으로 물드는 것을 속으로 킥킥 웃으며 지켜보다 결국 자신의 입가 아닌 렌에게 건네. " 아, 하세요. 누님. " 다가온 손에 들린 꼬지에 마지막 한 알이 찍어져선 입가에 가까이 다가와있어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유혹해. 고인 침을 한 번 삼킨 렌의 표정이 밝아졌지. 진짜? 진짜 먹어도 되는거지? 하고 묻는 시선이 돌아와 소고는 빙그레 웃으면서 말없이 더욱 렌의 입가에 어서 먹으라고 가져다대자 더없이 환한 얼굴로 입을 벌려. 한 입에 쏙 들어온 타코야키는 조금 뜨거워서 발을 동동 굴렀지만 눈빛만은 반짝반짝 빛났지. 입안이 뜨거워 호호거리며 조심조심 우물거리던 렌. 그 순간 ㅡ!
소고의 웃음이 싸하도록 짙어져. 도s틱한 웃음을 만면에 달고 렌을 바라보는 웃음기 가득한 눈에 점차 밝았던 얼굴이 굳어선 우물거리던 입이 멈춰지는 걸 담아. 걸려 들었네요, 내 바보 병아리가. 히죽 올라간 입술 끝이 굉장히 성격 나쁜 그의 성격을 보여줘. 그리고는 조용히 속으로 수를 셌지. 하나, 둘···
" 매워어ㅡ!!!!! "
그가 셋을 세기도 전에 병아리가 입에서 불을 뿜듯 포효하며 바들바들 떨어. 얼굴은 새빨개지고, 눈가에는 매운 기에 눈물이 고여선 어쩔 줄 몰라하며 입가를 꾹 틀어막아. 다급하게 우왕좌왕거리는 눈은 입안을 고통스럽게하는 매운 맛을 중화시킬 무언가를 찾아. 그런 자신의 병아리 부대장을 보며 정말 성격 나쁜 도s답게 낄낄 웃으며 울먹이는 모습을 지켜보는 소고야. 특제 타바스코를 잔뜩 넣은 타코야끼. 특별히 렌을 위해(?) 준비한 마지막 한 알에만 넣었던거라.
" 너무 기뻐하지 마세요, 누님. 누님을 위해 특별히 준비해온 건데. "
" 이, 이..!!! "
망할 도s같으니라고!! 훅 올라운 매운 맛에 말을 채 다 하지도 못하고 눈물을 펑펑 흘리며 소고의 멱살을 잡아. 알쨜없이 짤짤짤 익숙하게 그의 멱살을 흔들며 울며 소리치는 병아리. 지나가던 사람들이 봐도 하극상이긴 한데 이건..응..
" 물 내놔! 무울ㅡ!! 맵다고!! 으아아아아ㅡ!!! "
오랜만의 타바스코 맛에 정신을 차릴 수 없는 렌이었지. 허어어엉ㅠㅠ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울며 얼얼한 입안과 퉁퉁 부었을 입술에 소고의 멱살을 세게 쥐고 흔들다 얄밉게도 폭소만 터뜨리고있는 그의 모습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그대로 소고 엎어치기로 땅에 메다 꽂지 않을까..?
허어어엉ㅠ 매워ㅠ 매워ㅠㅜ!!! (울며 땅 위에서 엎드려 우는 병아리)
··· (땅에 꽂아져 죽었는지 꿈틀꿈틀거리는 도s)
엄마. 저 사람들 뭐하는 거야?
저런 건 보는 거 아니야, 타다시. 어서 가자. 말세라니까 말세. 그 진선조 같은데..어휴!
4.
이렇게 겨울이 되면 아침에 조금 추운 기분이 들어 살짝 몸을 떨며 따뜻한 품 속으로 깊숙히 파고들어. 품 속에 파고든 이의 허리에 팔을 두르며 폭 파고들며 당연하다는 듯 단단한 팔이 끌어 안아오며 더욱 제 품 안에 집어넣는 몸짓에 렌은 얌전히 그 품에 찰싹 달라붙어. 노곤하고 고른 숨을 내흘리며 다시금 잠에 들지. 얼마나 더 잠들었을까. 느즈막하게 흐릿하게 눈을 뜬 렌이 멍하니 깜빡여. 눈 앞에는 자신의 몸을 빈틈 없이 끌어안은 소고의 가슴팍이 담겨졌지. 일정하게 움직이는 몸을 보며 렌은 작게 하품을 하며 고개를 들어 빼꼼 이불 밖으로 내밀거야. 너무 추워서 이불 속에 얼굴까지 넣고 소고 품에 파고 들었던지라. 이불 밖으로 고개를 내밀자 조금 서늘한 공기가 맞이해. 왜 이렇게 춥지? 이렇게까지 추울리가 없는데··· 아직 느린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멍한 시선이 굴러가. 창문을 보자 바깥이 새하얗게 물들어있는 거야.
어...? 눈..?
구름이 낀 듯 약간 흐렸던 밤하늘이 별빛을 되찾듯 반짝여. 하늘에서 천천히 에도의 첫 눈이 내리고 있는 거야. 창 밖에서 내리는 새하얀 눈이 예뻐서 홀린 듯 바라보다 렌이 다시 고개를 돌려 끌어안고 있던 소고의 허리를 꾹꾹 누르겠지.
" 소쨩. 소쨩.. 일어나 봐. 눈이 내리고 있어. "
아침이라 그런지 묘하게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눈을 살풋 찌푸리다 집요하게 소고를 깨워. 소쨩, 일어나. 아침이야. 고요한 방안에 조잘조잘 속삭이는 소리가 연신 그를 재촉해. 누르는 것만으로 부족하다는 걸 깨달은 작은 손이 그의 몸을 흔들어. 살살 재촉하는 손길에 조금씩 그가 반응했지. 등을 더 감싸는 힘에 고개를 올려보자 그의 나른하게 풀렸던 얼굴이 찡그려. 소쨩, 일어났어? 작게 속삭이듯 묻는 말에 일정하던 호흡을 깊게 들이켜는가 싶더니 천천히 내뱉는게 느껴졌지. 그의 가슴을 콕콕 찔러보자 갑자기 확 끌어안겨졌던 몸이 살짝 들려져. 옆으로 누웠던 소고가 바로 누운 거야. 그 탓에 그의 상체 위로 몸이 반쯤 올라가 안겨져서. 놀란 소리를 내다가도 익숙한 자세에 꼬물꼬물 편한 자세를 취해. 단단한 가슴에 턱을 괴며 그를 내려봐. 한 팔로 여전히 자신의 몸을 안고있으면서 다른 팔은 눈 위를 가리고 있었지. 느릿하게 숨을 뱉는 소고에게 렌이 말갛게 웃을 거야.
" 잘 잤어요, 남편 님? "
" ..오늘은 저보다, 하아..일찍 일어났네요, 부인.. "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 렌의 속삭임에 대답해. 막 잠에서 깬 탓에 목소리가 지나치게 목울대를 긁듯 가라앉아 있어서 움찔하다가도 렌이 그의 볼을 콕콕 찔렀지. 오늘 조금 추워서 깼어. 창문 밖을 한 번 봐봐. 창 밖이요? 팔 아래 느릿하게 감았다 떠진 붉은 눈이 의아한듯 약간 텐션이 높아진 제 병아리를 바라봐. 어서~ 배시시 미소 짓는 얼굴로 재촉해오는 소리에 슬쩍 고개만 돌려 옆의 창문을 응시했지. 아직 나른한 적안에 하얀 세상이 담겨져.
" ..올해의 첫 눈이네요. "
" 응! 첫 눈이 오고 있어. "
같이 보기로 했었잖아.
생글생글 웃음꽃을 피며 흥얼거리는 음성에 소고의 입가에도 얕게 미소가 감돌았지. 그렇네요. 올해의 첫 눈도 같이 보기로 했었죠. 제 위에서 고개를 까딱까딱 거리며 기분 좋은 얼굴로 발을 동당거리는 렌을 깊숙히 안고 중얼거려. 조금 더 이렇게 있다가 구경하러 가요.
저거 눈 쌓이는 거 보니까 치워야하지 않나, 둔소 마당이랑..
..알아서 치우겠죠. 우린 오늘 쉬는 날이라구요. 그러고 보니 한동안 부루마블 판이 커지겠는 걸요. 눈 치우기 내기가 걸린..
그러게.. 온천도 가고 싶어진다~..
아마 그거, 이번 달에 가지 않을까 싶은데..
진짜?!
5.
소고의 그런 점을 좋아해..♡
평소에는 마이페이스로 무심한 낯을 띠고 있는 소고지만 간혹 렌이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훅 치고 들어오면 그 페이스가 흔들리겠지. 그러면 표정은 아주 잠시 당황한 빛이 떠오르지만 금방 평소처럼 돌아오는 듯 싶지만 사실은 갈색 머리카락에 가려진 귀가 붉어져있어. 그래서 렌도 소고가 부끄러워한다는 걸 뒤늦게 알게되는 경우가 많아. 회심의 기회를 엿보고서 소고에게 뽀뽀도 해보고 벽쾅(?)도 해보고..(근데 이건 소고가 웃음보 터뜨리며 오히려 귀여워해서 실패)
소고의 저 철벽과도 같은 포커페이스를 무너뜨리고 싶은 렌이었던지라. 나만 당하는 건 억울해!
매번 소고의 미소와 행동과 시선에 두근거려 금새 얼굴이 달아올라 숨길 수 없는 자신이 부끄러운데 소고는 그런 걸 숨기는 건지 잘 안 보여줘 오기가 생기는 거 아니겠어? 당하는 것에는 유리검이라고 자신을 말하면서 왜 나한테는 그 모습 안 보여줘? 불만을 품은 시선이 오기로 가득해 기회를 엿봐. 그리고 그 기회는 갖은 노력 끝에 돌아왔지. 소고의 크라바트를 확 잡아내리며 짧은 키스를 먼저해버린 거야. 이건 놀랐는지 약간 커진 적안을 보며 회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아쉽지 않다는 듯 느긋하게 떨어져. 눈꼬리를 살풋 접어 웃자 소고의 페이스가 깨진게 보였지. 내심 뿌듯하게 웃고있는데 ··· . 금새 원래의 페이스로 돌아오는 기색에 이번에도 실패인가 싶은 마음에 의기소침해지려는 순간. 렌의 눈에 포착된 것은 붉게 달아오른 소고의 귀 끝이었어. 갈색 머리칼에 반쯤 가려지는 귀를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자 소고가 그걸 눈치챘는지 얕게 윽.., 소리를 내며 고개를 옆으로 살짝 돌리는 거야.
한 마디로 뻔뻔히 당황하지 않은 척 굴며 반대로 렌을 놀리려고 했는데 그걸 눈치 꽝 제로 병아리에게 들켜버렸으니. 차마 숨길 틈도 없이 귀 끝은 물론이고 옅게 얼굴도 붉어져 옆으로 돌려버린 거였지. 그것을 알게된 렌은 함박 웃음을 지어 버릴 거야. 나처럼 소쨩도 나로 인해서 두근거리는 구나. 배실배실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돌린 채 슬쩍 팔로 가리는 소고를 빤히 바라봐. 자신을 빤히 보는 시선에 소고도 한숨을 삼키듯 렌을 흘겨보고는 말했지. " 웃지 마십쇼. 뭐가 좋다고 그렇게 웃는 겁니까. " 조금 뚱한 어조에 입술을 살짝 깨물어. 웃음기 어린 낯으로 싱글벙글. 그런 웃는 얼굴이 조금은 괘씸했는지 소고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흐트려. 자꾸만 빠아안히 바라보는 시선을 막듯 결국 그가 렌을 제 품에 가두듯 안으며 뒷머리를 손으로 어깨에 꾸욱 눌러 더는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하게 할 거야.
" 그만 봐요. 말했잖아요? 당하는 것엔 유리검이라고. "
아무리 저라도 그렇게 보면 낯뜨겁다고요.
소고의 어깨에 얼굴을 콕 파묻혀져선 귓가에 흘러들어오는 중얼거리며 작게 킥킥 웃어. 그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도리어 깊숙히 파고들어 부비적거리겠지. 소쨩의 유리검, 한 번 깨보고싶었으니까. 라고 대꾸한다면 분명 볼 꼬집히고 괴롭힘 받겠지 ···.
한 번 더 깨보고싶다..
뭐를?
소쨩의 유리검!!
저한테 괴롭힘 받고싶다고 돌려말하는 거죠?
6.
소고도 사고치는 일이 많지만(바주카포를 쏴서 과잉진압으로 상가파괴하거나 폭파시키거나···) 렌도 누가 둘이 사고뭉치 1번대 부부 아니랄까봐 그에 못지 않게 사고를 치기도 해서 소고가 냅다 렌이 어깨에 들쳐매고 유유히 사고현장 빠져나가는 것도 넘 웃기고 귀여워.
저희, 빨랑 튀죠. 응, 튀자!!
눈빛 교환만으로도 의사를 나눌 수준이어서 극대노를 하는 히지카타의 분노를 피해 후다닥 도망치겠지. 야, 임마들아!! 거기 안 서?! 뒤에서는 분노 서린 빡침에 소고가 힐끔 뒤를 보다 조용히 렌을 안아 들어 튈 거야. 우리가 무슨 멈추라고 서는 바봅니까? 섰으면 애초에 도망가지도 않았을 것을. 달랑 렌을 들고 튀며 히지카타가 봤다면 뒷목 잡고 혈압 오를 미소를 히죽 짓는 소고였지. 이처럼 렌을 어깨에 짚어지고 도망가는 일도 있지만 이 밖에다 옆구리에 자신의 병아리를 끼고 토끼는 경우도 있다고. 렌이 아무리 작은 체구라고는 하나 옆구리에 달랑 들 수 있는 이유는 소고의 힘이 강해서 정말 가끔보면 터무니 없다는 감상이 문득 들만큼 평소에도 철덩어리나 다름 없는 바주카포도 한 손으로 들고 뛰어다니며 싸우는데 그 보다 가벼운 병아리 한 마리(?) 쯤이야 쉬웠지. 렌도 처음에는 놀라 바둥거렸지만 지금은익숙해질대로 익숙해져 얌전히 소고의 옆구리에 끼워져 달랑거릴 거야. 렌도 가만 보면 사고치는 타입이라 소고랑 쿵짝이 잘 맞다보니 들려진 상태로 둘이 가벼운 티키타카도 늘여놓겠지. 슬쩍 고개를 돌려 야차와도 같은 표정으로 그들을 쫒는 히지카타를 보다 약간 질린 기색으로 입을 열며 고개를 젓는 태연한 모습을 보일 것 같아.
" ..오늘 둔소 돌아오긴 글렀네. "
" ...그러게요. 그냥 이대로 땡땡이나 치러갑시다. "
렌의 말에 힐끔 뒤를 보던 소고의 얼굴에도 질린 낮빛이 스쳐지나가. 머리를 젓고는 얌전히 제 옆구리에 끼어있는 병아리 부대장을 데리고 야차를 피해 도망에 성공하는 1번 대 대장님.
그렇게 오늘도 진선조 1번 대 부부는 땡땡이에 성공했다고.
어째 누님 점점 갈 수록 제 옆구리에 달랑 들려지는 것에 익숙해져가는 것 같습니다만...?
(라멘후르룹하다 갸웃)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소쨩 옆구리(?
7.
쌍둥이au 中
렌이 소고를 짝사랑 한다는 걸 가장 먼저 눈치 챈 사람이 소코였음 좋겠다. 짝사랑 하는 사람은 짝사랑 하는 사람을 알아본다고. 소코도 어느 순간부터 렌을 마음에 품기 시작했음에도 그걸 숨기며 동성 친구로서 옆에 있었으나 렌의 시선이 자꾸만 자신의 쌍둥이에게 머문다는 걸 알아. 그 시선에 담긴 감정이 자신이 렌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감정이기에. 그럼에도 소코는 렌이 제게 와 소고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울상을 짓으며 토로해오는 것에 고백예행이라며 도와주겠다 얘기해. 그건 소코가 생각하기에..
제 쌍둥이에게 향한 시선의 자락을 제게도 향하게 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
그리고.., 소코는 렌을 좋아하게된 소고의 시선마저도 그 누구보다 가장 먼저 눈치챘을 거야. 그렇기에 소고보다 먼저 선수를 쳐야 자신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 짝사랑에 혼란스러워하는 렌의 감정에. 그 시선과 마음을 소고에게서 자신에게도 향하게끔 기회를 움켜쥐었겠지.
짝사랑의 행방
8.
겨울만 되면 너무 추워서 품이 넓은 후드제복코트를 걸친 소고의 품 속에 파고드는 병아리. 찬 바람에 몸을 부르르 떨다 이러다간 얼어버릴 것 같아 발갛게 부르튼 손을 뻗어. 소고의 옷깃을 붙잡아 세우고는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발간 코를 훌쩍이지. 그리고는 그의 옷깃을 붙잡고는 양 옆으로 벌려 여기가 내 자리라는 듯이 꼬물꼬물 파고들어. 가느다란 팔이 허리에 감겨지며 찰싹 제게 붙어 얼굴을 폭 파묻어오니. 소고도 살며시 렌의 등을 감싸 안아. 그러면 조그맣게 추위에 달달 떠는 목소리가 흘러들어왔지.
너무 추워서 조금만..., 이대로 있어줘, 소쨩..
추위에 약한 제 병아리가 이리도 달라붙어오며 파고드니 소고의 입가에는 나른한 미소가 지어져. 기꺼이 렌을 감싸 안으며 온기를 주듯 살짝 고개를 숙여 렌의 머리에 기대면서 온 몸으로 그 작은 몸을 제게 가둬. 차가운 공기를 머금은 검은 머리칼이 입을 맞추며 느른한 미소를 빼어물며 속삭이겠지.
얼마든지 당신이 원하는 만큼 이대로 있어드릴게요. 제게서 품 안에서만 있으시겠다면.
9.
#霞夜
あなたと私ではなく、私たち。
정말 예전에 받은 걸 이제서야 공개를 해보네요Ꮚᵒ̴̶̷ꈊᵒ̴̶̷Ꮚ 넘넘 소고를 잘 그려주셔서 좋아하는 컴숀 중 하나라고···❤ 한동안 묘하게 공개했던 것들 중에 저와 소고의 기본 디폴트 옷이라 할 수 있는 진선조 제복을 입은 일상공개를 잘 안 한듯 해서 저번부터 살그머니 하고 있답니다.ᐟ.ᐟ 진선조 1번 대를 맡고 있다보니 저랑 소고는 일반대원들이랑은 다른 디자인의 제복을 입고 다녀요. 금색의 단정한 사각선 무늬가 포인트인 검은 제복. 목을 감싸듯 단정한 분위기를 풍기게하는 크라바트에 마찬가지로 금색 포인트가 들어간 검은 조끼. 소고와 다른 분들은 긴 제복 바지지만 ··· .
저는 접힌 부분이 약간 포인트라 할 수있는 제복 바지라서..u///u❤ 더위를 조금 타기도 하고 그렇게 되었답니다. 물론 추위도 타서 겨울에 입는 동복은 또 긴 제복바지에요.
평소에는 진선조 1번대 대장, 부대장이라는 직급을 단 이답게 주로 제복을 입고 지내긴 하나 ㅡ , 너무 제복만 입고다니면 좀.. 시커멓잖아요? 그래서 비번인 쉬는 날에는 저도, 소고도 사복을 입고 다니는 편이랍니다. 소고처럼 편하게 하카마를 입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가 선물해준 노란색에서 분홍빛 그라데이션이 예쁜 개량형 미니 스커트 유카타도 정말 좋아해서··· 많이 입고 다녀요(๑´ㅂ`๑)❤
우리 제복 너무 까매서.. 가끔 깡패보듯 보는 시선이 있어. 착각이겠지?
누님 그거 착각 아닐걸요.
누구탓이겠어! 누구탓이겠냐고 이 도s별의 왕자야!!
시끄러워요, 히지카타 상. 히지카타 상도 그 인상 더러운 것에 한 몫 하거든요?
10.
약간 그런 때가 있어. 한 번 집중하면 조금 주위 소리라던가 상황에 신경을 못 쓰는 순간이. 그러니까 한 가지에 몰입하게 되는 거지. 그게 렌은 1번 대 부대장으로서 서류를 처리하고 소고에게 해야하는 서류들을 정리하는 시간 때에 주로 그런 모습을 보이게 돼.
소고가 비번인 날인 반면에 부대장인 렌은 출근을 해서 근무를 해야하는데 소고의 집무실에서 많이 있어. 거기서 함께 사무처리를 하니까. 자기는 열심히 서류산을 헤엄치며(?) 정리하고 있는데 얄밉게도 오늘 비번이라 쉬는 소고가 옆에서 자꾸만 보란듯이 늘어져 과자를 념념하는 게 아니겠어. 센베를 와그작와그작 소리를 내며 옆으로 누워 팔을 받치고 누워서는 빤히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져. 아니, 서류에 눈을 콕 고정시켜보지만 어떻게 신경이 안 쓰이겠어? 눈을 찡그리며 불만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소고를 응시해. 까만 밤하늘과 붉은 노을이 맞닿았지.
" ..밖에서 놀다가 와.. "
서류산에서 헤엄쳤더니 조금 지친듯 힘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지. 제발 옆에서 약올리지 말고 밖에서 놀다오라구, 바보 남편..!! 속으로 울상을 지으며 입술을 삐죽내밀고 있는데 돌아오는 답변에 렌은 홧김에 들고 있던 붓을 집어던질까 고민해야 했지.
" 제가 누님을 두고 어딜 가겠어요? "
그래. 말만 듣는 다면 정말 부인을 두고 어딜 가겠냐고 다정하게 대답하는 남편이 그려질 거야. 그렇지만 소고와 시선을 지긋이 마주하던 렌은 보았지. 모양새 좋은 입술이 약올리듯 입꼬리를 올려 히죽 웃는 궤적을. 그 모습에 이어지지 않은 그의 속마음이 보여. 제가 누님을 두고 어딜가요? 옆에서 괴롭혀야지. 샐쭉 여우마냥 휘어진 눈이 그리 속삭여. 태연하게 센베를 와작와작 먹는 소리가 방안에서 들려왔지. 화가 울컥 올라온 렌이 쥐고 있던 붓을 잡고서 갈등해. 던져? 저질러버려? 하극상 한 번 벌여봐?? 오늘로 내가 1번 대 대장이 되어봐?! 성도 같으니 똑같겠네! 오키타 대장님!
본격적인 부부 갈등(?) 일촉즉발 전.
책상을 뒤엎고 붓을 던지던 시물레이션을 돌리던 렌이 화를 꾹꾹 참으며 한숨을 파하! 하고 내뱉을 거야. 그래. 내가 먼저 1번 대 대장 자리를 차지하면 뭐해. 소쨩이 부국장자리부터 먼저 차지해야지..(?) 자연스럽게 하극상발언을 하며 부루퉁한 표정을 지어. 소고가 왜 저렇게 구는 지 대략 알고 있으니까. 정말이지 뒷끝이 왜 이리 긴 건데!! 속으로 투덜투덜 거리며 쥐고 있던 붓을 움직여. 아마 자신을 이렇게 괴롭히며 약올리는 이유는 저번 비번 때 렌이 소고를 쏘옥 빼놓고 놀러갔다와서 그러는 걸거야. 신나게 해결사네에서 놀고왔더니 이게 무슨..?
갑작스런 임무와 순찰, 카츠라를 발견, 뒤쫒다 놓쳐 짜증이 가득인 채 잔뜩 지친 기색으로 녹초가 된 소고가 집에서 타다미 바닥에 드러누워 늘어져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지. 그리고 소고는 얼마나 신나게 놀고온건지 방을 딱 열고 들어온 렌의 반작반짝한 얼굴과 모습에 제대로 심술이 난거야.
- 저 빼고 재미있게.. 놀다오셨나 봅니다..?
음영이 내려앉은 새빨간 눈이 옅게 어둠이 채워진 방안에서 음울하게 빛났던게 떠올라. 렌은 억울했어. 내가 뭘?! 비번이라 해결사네 갔더니 재미난 일이 벌어져서 한 발 걸치고 왔을 뿐인데. 그렇게 소쨩이 바쁠 줄 몰랐다고! 그때 굉장히 기분 좋아 발그레 상기된 얼굴로 들어온 렌에게 꽁해진 소고였는데 그게 아직도 뒤끝으로 남아있는게 분명했어. 서류로 다시 시선을 돌린 렌이 손을 움직여 기계적으로 할일을 해치워나가. 앞에서는 와작와작 과자를 씹는 소리와 계속 지긋이 바라보는 시선에도 이겨내며 몰입하기 시작해. 어느 덧 점점 집중을 흐트리던 소리들은 사라지고 오롯하게 하얀 종이와 까만 글씨들만 눈에 보이기 시작한 렌. 이건 부장 님에게 보내야 하는 거, 이쪽은 소쨩이 봐야 하는 거. 하나 둘 씩. 서류 산을 무너뜨려 해치운 지 얼마나 시간이 지난 걸까. 조금만 더 하면 끝날 것 같은 기미가 보였어. 서류에만 온통 시선을 고정시키며 거의 끝나가는 종이들을 뒤로 넘기고 있는데 중간에 간간히 자신을 부르는 부름이 들려왔던 것도 같아. 그것도 잠시 머리를 부여잡듯 이마를 감싸며 다끝나간 서류를 훑어 보고 있던, 그 방심한 순간. 뒤에서 단단하게 어깨를 끌어안아오며 귓가에 후 - 닿는 잔바람.
예민한 귓가에 닿아오는 숨결에 머리카락이 쭈뼛! 하고 서는 감각을 느낀 렌이 화들짝 놀라. 파드득거리며 단단한 두 팔 사이에서 펄쩍 뛰면서 벗어났지. 삽시간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숨결이 닿은 귀를 감싸며 렌이 뺙!! 소리 질렀어.
" ㅁ, ㅁ, 뭔데 갑자기?!! "
당황하고도 놀란 표정으로 털을 곤두세우며 경계하는 병아리에도 소고는 부루퉁한 낯이었지. 불만이 옅게 서린 그 얼굴을 마주한 렌이 아직도 간지러운 귀를 감싸며 씨근덕거리며 말해.
" 갑자기 왜 그런 건데, 정말로..! "
" ..당신이 절 보지 않았잖아요. 제가 몇 번이나 불렀는데도 대답도 없고. "
불만을 토로하며 툴툴 거리는 그를 가늘어진 눈으로 응시해. 간질간질 거리는 감각과 동시에 놀라서 그런 건지 그의 숨결이 닿아서 그런 건지 빠르고 크게 뛰는 소리를 간신히 무시하며 렌은 숨을 깊게 들이켰다 내쉬듯 속삭였어. 소쨩이 자꾸 방해했잖아.
" 그야 누님이랑 놀고 싶으니까요. "
" ..나는 오늘 비번 아니라고! 밖에서 히지카타 상 괴롭히던가. 왜 자꾸 나 괴롭혀어ㅡ!! "
당당하게 자기랑 놀고싶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방해했다는 대답에 폭주하듯 렌이 뺙뺙 소리쳐댔지. 차라리 부장님 괴롭히면 소쨩도 좋고, 나도 좋잖아!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우씨이! 자기도 모르게 본심(?)이 흘러나온 렌이 분노폭발하며 서류가 산처럼 쌓인 책상을 손으로 탕탕 두들기며 씩씩거렸어. 분노인지 방금전의 간질거림탓인지 여직 붉어져있는 얼굴이 새초롬하게 소고를 쏘아봐. 그럼에도 소고는 뻔뻔하게 도리어 눈매를 축 내리며 너무하다는 듯 렌을 응시해와서 ···
" 계속 저 안보고 일만 할겁니까..? 누님, 정말요..? "
전 누님만 보고있었는데..
..연하남편의 여우짓은 굉장한 공격이었다ㅡ!!
소고의 이쁜짓(?)에 심장이 덜커덩한 병아리. 새빨개져선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 그러다 자신이 소고에게 또 넘어갔다는 생각에 한숨을 내뱉으며 두 손에 얼굴을 콕.. 심호흡을 하고는 얼굴을 쓸어내린 렌이 졌다라는 표정으로 다시 소고에게 다가갈 거야. 거의 다 끝나가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소쨩.. 축 늘어진 음성에 반대로 생기 넘치는.., 아니. 뻔뻔하기 짝이 없는 낯으로 렌의 어깨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고개를 하얀 목덜미에 파묻어. 그럼 이러고 있죠, 뭐. 결국 여우남편을 뒤에 달고 해탈한 기색으로 기계적으로 손만 움직여 서류를 마저 정리하고 처리하겠지. 얼마지나지 않아 나는 자유다ㅡ!! 를 울면서 외치며 서류들을 던지고 환호하다 ···
이내 그게 부장인 히지카타에게 보내야할 서류라는 걸 깨닫고는 주섬주섬 주워들지 않을까..?
...울면서 다시 주울 거면서 왜 던진겁니까..
엉엉ㅠ 다 끝난 게 너무 행복해서 던졌는데...!
내 바보 병아리의 일이 늘어날 뻔 했네요.
11.
이렇게 눈이 퐁퐁 내리면 두터운 이불을 소고와 덮고서 손에는 따뜻한 코코아가 담긴 머그잔을 들고, 소고 어깨에 기대 구경하고 싶어져..
추운 바람에 얼굴은 조금 차갑게 얼겠지만 그럼에도 등뒤에서 닿는 따뜻한 체온과 포근한 이불에 반쯤 파묻혀 견딜만 할 거야. 김이 올라오는 코코아를 후후 불어 조금 표면을 식힌 후 조심히 입술에 대. 달콤한 초콜릿의 맛이 체온을 따끈히 올려줘. 조금 나른한 기분을 만끽하며 소고에게 기대. 허리에 둘러진 팔이 더욱 세게 안아와. 하얀 눈이 하늘에서 떨어져 점차 수북하게 쌓이는 것을 말없이 구경하길 한참. 이불 밖으로 빼꼼 손을 내어 다마신 코코아잔을 내려놓고는 시려운 얼굴을 돌려. 눈 앞에 보이는 목위에 부비적거리며 온기를 찾으면 소고도 갑자기 차가운 얼굴이 닿아 흠칫하겠지. 장난스럽게 웃음을 터뜨리며 그의 목에 얼굴을 마구 부비면 소고가 차가우면서도 간지럽다고 살며시 피할 거야. 몸을 감싸 안고 있어주던 그의 품에 더욱 파고들게 되며 이내 얌전히 안겨 체온을 주고 받는 것도 좋아. 소고랑 눈을 구경하는 것도, 끌어안겨져 따스한 품 안을 느끼는 것도 좋으니까.
눈이 쌓이는 어느 날에는
12.
#霞夜
ポカポカ ~ ♨
조금 있다가 온천에 갈 예정이라서 조심스럽게 올려봐요>ㅁ<❤ 정말 요즘 너무 추운 날들이 이어져서 따뜻한 물에 푸욱 몸을 담궈 풀고싶은 생각만 잔뜩 이었는데 ᵒ̴̶̷ꈊᵒ̴̶̷💦 온천에서 목욕 후 나오면 엄청 노곤한 기분이 들겠죠? 소고랑 온천 가고 싶은 마음이 ~
추운 걸 싫어하다보니 되도록 밖에 잘 안 나가려고 이불 속에서만 꽁꽁 있다보니까 보다못한 소고가 끄집어 낸단말이야. 나는 추운데ㅠㅁㅠ.. 소고의 손에 붙잡혀 따끈한 이불과 생이별(?)을 한 적도 여러 번. 집 안이 조금 추운 편이기도 해서 목욕하는 것도 춥고, 물 받아서 기다리기도 힘들어서 온천을 가고 싶다고 몇 번 내 속마음이 나도 모르게 새어나갔나봐. 그걸 소고가 듣고서는 코를 훌쩍이며 오들오들 떠는 나를 데리고 온천에 가자는 말에 눈을 빛냈지. 위에서 수고했다고 진선조 다같이 특별 휴가 겸 간다는 말도 함께. 하긴 추운데 무진장 뺑뺑이를(?) 돌아댔으니 그정도는 해줘야..!! 이불 속에서 파묻혀있다 그 소식에 번쩍 고개를 든 날 보며 소고는 헛웃음을 지었던 것 같아. 그렇지만 그게 뭐 대수야! 온천이라잖아? 따뜻한 물에서 노곤히 늘어졌다 나와 맛있는 진수성찬까지 생각한다면. 역시 통 크게 료칸을 가겠지? 이번 실적 꽤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고!! 배시시 웃음을 지어.
그리고 대망의 당일!
부푼 가슴 가득 기대를 끌어안고 꽤나 고급스런 료칸에 도착해. 진짜 왠일이지...? 마츠다이라 상이 이러실리 없는데.. 조금 의심스런 기분에 눈을 꿈뻑이며 추운 바람에 오들오들 떨고 있자 옆에서 소고도 같은 의심이 들었나봐.
" ..이거 혹시 뭐..여기에 쇼군이 있다던가.. "
아니겠죠...? 차마 현실이 될까봐 내뱉지 못한 말을 꿀꺽 삼키며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급스런 대문을 노려봤지. 이런 일을 한 두 번 속아봐야지. 쇼군을 호위한답시고 매번 사건사고만 겪었더니 이젠 의심부터 들기 시작했으니. 붉은 목도리에 얼굴을 파묻고서 소고의 옆에서 똑같이 문을 노려봤어. 다행히 저 대문을 열고서 3초를 준다면서 1초만에 총을 쏜다던가 쇼군이 되도 않는 변장(?)을 하며 나타나는 일은 없는 듯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의심을 지우지 않은 채 료칸 안으로 들어가 소고와 한 방(부부기도 하고 대장들은 따로 방을 했나봐..) 을 받을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지. 소고도 같은 마음이었는 지 배정된 방에 들어와서야 어깨를 늘어뜨려. 하아.. 휴가왔는데도 이게 무슨 꼴인지. 아무 일 없겠죠? 붉은 눈이 깜빡이며 물어와서 고개를 끄덕이며 목도리를 풀어내렸지. 아무 일 없어야 할텐데.. 조용히 중얼거리며 손을 뻗어 소고의 목에 감긴 푸른 목도리를 잡았어. 그러자 자연스럽게 상체를 낮춰주며 내가 목도리를 풀어주기 쉽게 배려해주는 몸짓에 어느 덧 입가에 작은 미소가 지어졌지. 조심히 그의 목에서 풀어내린 목도리른 내 목도리 옆에 걸어. 붉은 색과 푸른 색. 소고에게 붉은 색도 어울지만 푸른 색도 더 없이 어울렸지. 그건 나도 마찬가지라며 소고가 어느 순간 조용히 속삭여줬던게 떠올라 살짝 목도리 위를 손길이 맴돌다 떨어져. 발그레한 볼을 손바닥으로 꾹꾹 눌러 가라앉히고는 하오리를 벗고 있는 그를 응시해. 우리 몇 시까지 나오래? 하고 묻자 그가 대답해줘.
" 저녁시간까지 자유롭게 푹 쉬었다가 집합하라고 하던데요? "
그 말에 얼굴이 환해졌어. 온천에서 느긋하게 쉬었다가 노곤하게 잠깐 낮잠 잘 수 있는 거 아니야? 시계를 보자 어림잡아 얼추 저녁까진 4시간 정도 남은 거야. 소고를 재촉해 어서 들어가자고 말했어. 따로 방 안에 온천탕이 있었거든. 심지어 노천탕으로!! 혼욕인데 부끄럽지 않냐고 묻는다면 ··· , 꽤 많이 소고랑 같은 욕조에 들어가봐서..는 여기까지u///u(?) 그럼에도 부끄러운기분이 드는 건 매번 똑같지만 이번에는 온천에 빨리 들어가고 싶다 .ᐟ.ᐟ 라는 욕망이 더욱 앞선 나머지 재빨리 옷을 벗고 퐁당 들어갔달까? 뒤이어 소고도 들어와 약간의 해프닝(?)이 있긴 했지만 넘어갈래ㅠ ㅅㅠ 온천에서 긴 시간동안 있어서 있지 따끈해진 볼을 손으로 문대다 축축한 머리카락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져. 뒤로 넘기며 유카타의 오비를 더욱 여미고는 우유를 뽑으러 갔지. 자고로 온천 후 마시는 우유는 제일이라고? 그 중에서 초코우유와 커피우유가 최고야!! 자판기에서 우유를 뽑고는 뚜껑을 따.
뚜껑이 퐁 소리를 내며 열리자 벌컥벌컥 들이켰지. 시원하고 달콤한 맛에 진짜 농담 안 하고 캬아ㅡ하고 만족스런 한숨을 쏟아내자 언제 옆에 왔는지 소고가 " 아저씨입니까? 해결사 형씨는 닮아가지 마십쇼. " 하고 놀려오는거 아니겠어? 긴쨩이 마다오긴 하지만! 바보 오라버니가 그렇긴 하지만!! 나도 약간 긴쨩 닮아가는 건지 가끔 마다오 짓 하긴하지만..! 아저씨는 너무 한거 아니야?! 아까 노천탕에서 있었던 일과 더불어 빠직하고 화가 올라와 확 다리를 들어 소고의 발을 밟으려고 했는데···
진짜 완전 얄미운거 아니야?!
누가 눈치 백단 여우 아니랄까봐 그새 발을 피하는 거 아니겠어?
허.., 하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응시해봐도 샥 발을 피한 소고가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고 있어서. 병을 든 채로 그의 발을 밟으려고 투닥투닥. 결국 잽싸게 소고의 리듬이 깨지는 순간 콱! 밟고는 혀를 메롱하고 내밀며 후다닥 도망쳤지.
..몇 분 되지도 않아 붙잡혀 얼얼한 볼을 부여잡고 울었지만ㅠ
잔소리를 하는 소고에게 머리를 맡기며( " 머리 또 안 말리셨죠. 감기 들고 싶은 겁니까? " ) 노곤하게 늘어졌다 깜빡 잠든 지 1시간 후. 소쨩도 같이 잠들었는지 눈을 뜨니까 눈 앞에 단단한 가슴 팍이 보이던 거 있지. 눈을 부빗거리며 스르륵 일어나자 소고도 깨어나 옆에서 머리를 긁적여. 하품을 작게 하며 흐트러진 앞섬을 주섬주섬 여미며 시계를 봤지. 그런데 집합시간을 훌쩍 넘은 거야. 으악!! 비명을 지르며 태연한 소고를 흔들어 후다닥 집합 장소로 뛰어 갔는 데... 안에서 소란이 그냥. 갑자기 드는 불안한 감에 멈칫하다 소고와 시선을 나눠. 이거 열어도 되는 거지? 열어보죠.. 긴장한 낯으로 소란스러운 미닫이 문을 열자 들려오는 총성. 탕!! 하고 들려오는 소리와 함께 재빠르게 위험을 감지한 몸이 동시에 총알을 회피했지. 긴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간 총알에 등 뒤로 식은땀을 삐질 흐르는 게 느껴져서ㅠㅁ ㅠ..
" 누가 집합 시간을 늦으라고 했어 ~ 아앙 ?! "
" .... "
" .... "
익숙한 경찰 장관, 마츠다이라 상의 모습에 소고와 동시에 해탈한 표정을 지었달까. 뭐.. 망한 거지. 이번 온천 여행도.. 아주 개판으로. 쇼군님까지 있으니..
온천에서도 우당탕탕!!
조용할 날이 없는 진선조!
13.
#霞夜
✿ₒ˚ ͙ .* ૢ°₊·*:❀°₊·ˈ·₊°ෆೄ*ₒ✿
𝟷𝟿.𝟶𝟸.𝟸𝟷 ~ 𝟸𝟸.𝟷𝟸.𝟸𝟷
𝟏𝟒𝟎𝟎日=͟͟͞͞♡
愛してる。
► ▌▌ ■
↻ 뚜 님 Enmegoog
소고와의 첫만남은 오래 전 어렸을 때 부슈에서 이뤄졌지만 그닥 ··· 그리 좋은 첫 만남은 아니라고 생각해. 물론 그때는 너무나도 간절했고, 또 도움이 필요해서 손을 뻗었던 거지만 그 손을 뿌리치지 않고 의심하면서도 마음이 여린 소쨩이 잡아줬지만. 소고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ㅡ.. 그렇게 어린 소고와 만나 평화롭고 작은 시골마을 부슈에서 미츠바 언니를 만나고, 덕분에 다시 활발히 뛰어다니고 움직일 수 있게되었지만 헤어졌던 이들을 그리워하는 건 어쩔 수 없었으니까. 또 더욱 나로 인해 이 평화로운 마을이 붉게 물드는 것만은 피하고 싶어서 더욱 선을 그었던 건지도 몰라. 그걸 소고가 눈치채고는 더욱 괴롭힌 걸지도 모르지. 그때는 정말 주위를 돌아볼 상황이 아니었거든. 혼자 살아남은건 아닌가하는 급급한 마음과 불안감에 몸을 떨며 언제나 신경을 곤두세우며 쳤던 벽을 무너뜨리고, 선을 밟고 들어온 사람도 소고였어. 그때부터였지. 소고와 지내며 벽이 무너진 게.
정말 틈만나면 갸르릉거리며 싸우기도 비일비재. 분명 미츠바 언니가 예쁘게 묶어준 머리를 하고 옷도 귀엽고 입고 소고와 손을 잡고(언니가 잡게한거지만..) 놀러갔다가 돌아오면 나랑 소고 둘 다 흙바닥에서 굴렀는지 먼지투성이에 머리는 또 어찌나 엉망이었던 건지. 언니가 한숨 쉬듯 웃었더라. 그렇게 머리끄댕이도 잡아 흔들기도 하고 싸우며 미운 정 많이 들었었는데.. 기어이 이별을 할 수 밖에 없었을 때는.. 다시 만나자며 재회를 약조한 그 약속을 믿고 버텨 잠시 엇갈렸으나 다시 돌아왔을 때. 소고를 다시 만났던 그땐 얼마나 놀랐는지.
옛날 같았으면 "야." "호박." "바보 병아리" 라 놀리듯 부르던 이가 아직은 그 옛날 불퉁하던 앳된 소년티가 얼핏 떠올리게 하는 얼굴을 하면서도 반말이 아닌, 존댓말을 하며. " 누님. " 이라 불러줘서 나도 모르게 어깨를 흠칫거리길 번번히 있었을 거야. 그만큼 익숙하지 않은 일이었고, 누님이라 불러준 사람도 처음이었기에. 그렇지만 차차 익숙해져 그가 불러주는 호칭에 이제는 배시시 웃으며 대답해주게 되었지.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오키타 군에서 소고 군. 소고 군에서 이제는 소쨩.. 그리고 나를 괴롭히지만 꽤 친한 아는 동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더없이 소중하고 귀중한... 내 전부가 남편. 비록 내 첫 사랑은 주지 못하게 되었을 지라도 이것 하나만큼 약속해. 네가 내 마지막 사랑이라는 것을. 내게 그랬었지. 처음부터 너와 내가 이어질 관계라는 건 정해져 있었던 운명이라고. 아니, 네가 정한 절대적인 필연이라고 말이야.
그렇다면 나도 너에게 확언할게.
내가 선택한 운명 너라고.
https://youtu.be/bt8wNQJaKAk
I love その続きを送らせて
헤헤.. 넘 최고의 선물을 받아서 살며시 자랑해봐요8ㅁ8..💗 오키렌 대표 문구와 함께 너무 오키렌이라서 감탄만 하고 있달까ㅜㅠ
[ 전부를 드릴 테니 전부를 주세요.
제 태초의 사랑은 누님이었는 걸요.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당신의 최후는 제가 가져 갈 거니까요. ]
14.
지금은 부끄럼 많고, 소고가 능글맞고 짓궂게 다가오면 얼굴이 새빨개져선 뺙!! 소리치지만 그래도 5년 후에는 나름 남편을 닮아갔는 지 뻔뻔해지며 여유롭게 능글맞게 굴기도 해서. 소고에게 훅 파고들듯 " 남편 님. " 하고 불러보지만 그만큼 소고도 한 층 더 능글맞고 여유로워져 " 왜요. 부인? " 하고 대답해주는 데 그 목소리가 굉장리 나른히 풀려있을 것 같아서. 지금도 남편님 이라고 부르면 그에 맞춰 병아리 부인 이라고 불러주긴 하지만 5년 후만큼 굉장히 연륜이? 여유가 담겨있진 않아. 분명 자신은 소고에게 훅 치고 들어가듯 부러 그리 부른 것인데 아무렇지 않아하니. 조금 새침한 표정으로 자신의 남편을 흘겨보겠지. 하지만 그 눈초리가 밉지 않고 되려 사랑스럽고 귀엽기 짝이 없어 소고가 손을 뻗어 나른하게 웃으면서 긴 밤하늘의 자락을 한줌 들어올릴 거야. 시선을 맞추며 머리카락 위에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추는 몸짓, 다정하나 그 속에 똬리를 뜬 짙은 감정.
마주하는 시선 속에서 그 짙고 짙은 감정을 마주한 렌이 눈을 그만 새초롬하게 내리뜨고 말아. 날렵한 눈꼬리를 슬쩍 휘어뜨리며 곡선을 그리는 눈웃음에 오늘도 패배했지. 렌의 눈을 바라보다 시선을 옆으로 옮기며 발그스름한 볼과 함께 귀 끝이 발갛게 물든 귀를 볼 수 있었지.
" 불렀으면서 그렇게 매정하게 시선을 피하는 건 뭡니까, 부인. "
일부러 조금 툴툴거리며 농이 담긴 어조를 말을 하면서도 휘어지는 눈에선 웃음기가 가득해. 누님. 누님.. 렌. 언제까지 날 보지 않을 거야? 흥얼거리듯 부름을 이어나가는 목소리에선 얼핏 아득한 집착이 드러나는 듯할 거야. 자꾸만 자신을 불러오는 목소리를 피하지 못하게 된 렌이 끝까지 도망치듯 시선을 피하다 자신의 이름, 한 글자를 담는 음성에 아직 옅게 복숭화빛으로 물든 얼굴을 돌렸지. 짐짓 철판을 깔듯 달아오른 기를 숨기려 하며 냉큼 손으로 소고의 옷깃을 잡아당겨. .
매정하긴 누가 매정하다는 건데?
확 잡아끄는 힘에 순순히 고개를 숙이자 훅 맡아지는 달큰한 체향. 스치듯 닿는 말캉하고 부드러운 감촉에 절로 나른한 미소가 지어져. 언제 입 맞췄냐는 듯 얼굴을 들어 뻔뻔하게 웃는 낯을 본 소고는 킥킥 웃을 수 밖에 없었지.
" 이런 여낙낙한 부인 본 적 있어? "
" 글쎄? 한 번 더 해준다면야 "
말끝을 늘리며 상체를 숙여온 음영이 자신이 그러했듯 스치듯 볼에 잠깐 내려앉다 떨어져. 긴 갈색 머리카락이 간지럽게 살짝 목을 스쳤지. 본 적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이어지는 대답에 조금 부루퉁한 기색으로 새초롬히 소고를 흘겨보던 렌이 보란듯이 한숨을 포옥 내쉬어. 뻔뻔해.. 작게 중얼거리더니 작은 손이 까치발을 들며 고개를 들어. 그럼에도 키차이가 심해 닿지 않을 듯한 기분에 확 소고의 붉은 유카타 옷깃을 잡고는 내려 입술에 입을 맞춰. 조금 쪽 소리를 내며 닿았다 떨어진 감각에 손을 들어 입술을 한 번 매만진 소고의 적안이 툴툴거리는 입술을 응시해.
이걸로 됐었지요, 남편님?
삐죽 나온 입이 달싹이고 새초롬한 시선이 그에게 닿아. 등을 돌려 도망치듯 통통 튀는 발걸음으로 그에게서 멀어져. 붉은 리본으로 높게 올려묶은 긴 검은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그와 같은 색이 오롯하게 각인 되듯 박혀. 피식 새어나오는 웃음에다시금 입술을 만지겠지.
바보 병아리.
왜 바보 소쨩. 따라오지 마!
싫은데? 내가 내 거 따라가겠다는 데 뭐. 그것보다 뽀뽀만으로 끝이야? 무슨 우리가 풋풋한 사이도 아니고 키스정도는 ···
아 진짜 다음부터는 뽀뽀도 안 해준다?
15.
그거 보고싶다.
눈이 퐁퐁 내리는 밤. 유일한 가로등 아래서 손 잡고 빙글빙글 왈츠를 추는 두 인형. 목에 두른 긴 붉고, 푸른 목도리가 한 몸처럼 살랑이며 눈송이들과 함께 흩날려. 하얗게 쌓인 눈 위에는 두 사람의 발길을 따라 점점히 이어지겠지. 추위로 발간 볼과 얼굴.
허나, 하얀 눈과 같이 맑고 환한 웃음이 즐겁게 저 하늘 위의 달마냥 밝게 걸쳐져 있을 거야. 잠시 멀어졌다가 잡아 이끄는 손에 빙그르르 돌듯 바짝 다가가면 허리를 감싸오는 팔도, 밤의 장막을 두른 듯 긴 제복 코트가 둘의 다리 사이에 감겼다가 몸짓을 따라 하늘하늘.
기어이 소고 품에 답삭 안겨 춥지만 한껏 움직여 열기로 달아오른 얼굴로 배시시 웃으면 검은 가죽 장갑을 낀 손이 열 오른 볼을 감싸. 이마를 툭 맞대며 웃을 거야. 이런 것도 나름 운치있네요. 나직하게 바람결을 따라 들려오는 속삭임은 따스한 온기를 머금어.
다음에는 어떤 춤을 함께 춰볼까요?
그곳은 우리 둘만의 무대.
하얀 스포트라이트가 내리는 겨울 밤 아래의 무대 위.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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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𝑴𝒂𝒓𝒓𝒚 𝑪𝒉𝒓𝒊𝒔𝒕𝒎𝒂𝒔 ༉˚
┊┊* . * ✦ ᴄ. sdbcmi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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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산타 걸 렌과 산타 소고를 할까하기도 했고, 산타 모자에 하얀 콧수염을 한 귀여운 산타 렌과 루돌프 소고를 할까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도s산타 소고와 그런 그에게 붙잡혀 목줄 신세가 되어버린 가여운(?) 루돌프 렌이 되어버린 거 있죠💦💦사실 산타 소고는 공식에서 준 거 그대로 했어요.
짜잔! 아주 예전에 공식에서 준 산타 소고에요. 1대 루돌프(?)는 야마자키였지만 이번 년도에는 진선조배 크리스마스 산타루돌프 결정 사다리게임에서 그만ㆍㆍ꽝을 뽑아버린 렌은 울며 루돌프 옷을 입어버렸답니다88💦 귀엽긴 귀엽지만 치마가 조금 짧은 것 같아 소고가 인상을 조금 찌푸렸던 건 덤!! 이런 옷들을 입게 된 이유가 있는데 크리스마스라고 진선조는 원래 에도 시민들에게 조금 안 좋은 이미지? 조금 과격한 이미지로 남아있어서요. 양이지사들을 상대하는 무장경찰이지만 시민들 입장으로는 솔직히.. 어찌보면 살인집단이라고도 볼 수도 있으니까요..ㅠㅠ 그래서 조금 더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 크리스마스 한정 순찰 돌 때 이런 옷을 입게 되었다고. 겸사겸사 선물도 돌리고.. 그래서 산타와 루돌프로 페어를 이뤄서 에도 순찰을 도는데 문제는 이거 정하는 것도 사다리 타기 였다고 해요. 렌은 산타가 되고 싶어서 두근두근 했었는데....💦
결과는 루돌프로 꽝!
얼마나 기대했었냐면 하얀 털뭉치가 귀여운 산타 모자와, 산타 콧수염까지 준비해 있었을 정도라고. 그런데 떡하니 자신의 눈 앞에 내기 결과에는 루돌프였으니. 절로 황망한 표정을 지었으나 소고가 냉큼 날아가는 병아리의 정신을 붙잡듯 목줄을 채웠다고 해요.
나 왜 루돌프인데..!!
17.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에도의 치안을 지키는 우리의 진선조. 그건 1번 대 부부인 오키타 페어도 마찬가지였어. 어둑어둑해진 밤거리를 걸으며 살이 아릴 듯한 바람을 맞으면어도 순찰을 돌았지. 안 그런 척 조금은 두근두근하고 설레이는 마음에 기대를 숨기며 징글벨 징글벨 거리면서 캐롤을 흥얼거려. 내일은 크리스마스 날이었지. 몸이 부르르 떨릴만큼 추운 바람에 움츠리다가도 걸어나가. 저 반대편 거리에서 들려오는 캐롤을 따라 불러. 볼은 이미 추위로 빨갰지. 붉은 목도리에 목을 움츠려 얼굴을 반쯤 파묻어선 온기를 유지하면서 보드라운 감촉을 느껴. ㅊ, 춥다.. 하긴 어제가 제일 추웠지. 강풍과 한파 주위보의 미친 콜라보였던 시간을 떠올려. 절로 이가 딱딱 부딪힐 만큼 추웠거든. 어제에 비해선 버틸만 한 것 같지만 역시 추운건 추운거였어. 특히나 추위를 많이 타는 병아리는 ···.
" ㅋ, 키츗!! "
" ..기침 소리 한 번 독특하고 귀엽네요, 누님.. "
" ..놀리지 마.. "
킥킥 웃음소리에 코를 훌쩍이고는 소고를 옆 눈으로 흘겨봤지. 소쨩도 추우면서. 약간 뚱한 낯으로 소고의 귀끝과 볼을 바라봐. 자신과 같은 색으로 추위로 발긋하게 물들어있어. 빨개진 코를 찡긋거리며 렌이 작게 키득키득 맑게 웃었지. 소쨩 볼 엄청 빨개! 걸음을 잠시 멈추며 빙글 몸을 돌려. 언제나 사랑스럽게 느껴진 만큼 빨갰던 볼과 코 끝. 그렇지만 추위탓에 더욱 물들어져서는 눈을 찡그려. 말간 얼굴에선 장난기와 더불어 달큰한 애정이 서려선 그를 올려봤지. 장갑을 끼지 않아 빨간 손끝이 그에게 다가와 조심스러 자신의 볼을 감싸 소고는 눈을 깜빡였어. 많이 추워?
" ..조금 춥긴 하네요. "
괜찮다고 대답하려던 말은 말간 밤하늘 아래 서린 걱정을 읽고는 나직하게 속삭여. 손끝이 차갑긴 하지만 그래도 온기를 주려는 듯 제 볼을 감싸며 쓸어내리는 손길에 소고는 천천히 얕게 숨을 내쉬었지. 뿌연 입김이 그의 입술 새로 새어나오는 모습에 렌이 눈매를 축 내려. 내 손도 지금 차가워서 소쨩에게 온기를 많이 주지도 못하고.. 입매마저 시무룩하게 내려가 아쉬운 듯 손이 머뭇거려. 소고의 볼도 차가운데 자신의 손도 차가우니. 오히려 그를 더욱 춥게할 것 같아 천천히 떨어뜨리려고 했지. 그랬는데···.
" 이러니까 따뜻하네요. 이대로 있어줘요, 조금만 더. "
떼어내려던 손 위로 검은 장갑을 쓴 손이 감싸오듯 덮어와. 눈매를 살풋 접으며 웃는 소고의 얼굴은 나른하게 풀려있었지. ..바보 소쨩. 내 손 차가운거 나도 알고 있는데. 일부러 자신의 온기를 되려 주듯 손을 감싸고 있는 그의 손에 눈가 밑이 발갛게 물들어. 속으로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렌은.. 손을 꼼지락거리며 가만히 있을 거야. 소쨩이 조금 더 있어달라고 했는걸.. 옅게 추위가 아닌 색으로 한층 더 붉어진 얼굴로 속으로 꿍얼거리고 있는지 입술이 약간 나와있는 렌을 보며 웃음을 참아. 더욱 작은 손을 감싸듯 하며 눈을 감고 있자 조용해진 정적에 저 멀리서 캐롤이 더욱 크게 들려.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던 밤하늘이 눈을 살풋 감은 소고를 응시해. 가로등 밑에 있어서 그런지 제법 긴 속눈썹이 소고의 눈가 아래에 음영이 지고 있는게 어딘가.. 야릇하고 처연한 분위기를 띄는 거야. 자기도 모르게 침을 꼴깍 한 번 삼켰지.뭔가 어색한 기분에 꼼지락거리던 렌이 말문을 트일 거야.
" 그으, 내일 크리스마스니까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에 선물이 있을까? "
" 누님.. 산타가 있다고 믿고 있는 건 아니죠? "
" ...나도 없는 건 알거든?! 다만 작년에 콘도.. 아니, 고릴라산타가 주고 갔던 기억이 나서 그런 거야!! "
..그거 그냥 고릴라잖아요, 고릴..
살며시 눈을 뜬 소고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려. 조금씩 차가운 작은 손이 자신의 온기가 옮겨가는 지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손에 힘을 줘. 잠시 과거의 일을 회상했다가 한숨을 내쉬었지. 그래, 내 병아리는 한 번 푹 잠들면 잘 못 일어났지. 산타분장을 한 콘도상이 너무 소란스러웠을 뿐. 산타를 잡아보고 싶다며 기대어린 낯으로 밤을 뜬 눈으로 세우던 렌이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잠들고, 그 틈에 조용히 들어오던 콘..아니, 산타가 그만 발이 꼬여 넘어지는 순간.
그 이전부터 수상쩍은 기척을 알아챈 소고가 반사적으로 주위에 있던 시계를 움켜쥐어 던졌던 날.
크리스마스 밤에 종소리 대신 고릴라의 비명이 울려퍼졌지. 그대로 눈을 번쩍 뜬 병아리가 콘도상을 밧줄로 ···. 잠시 소고는 이어나가던 회상을 끊었어. 이 이상은.. 내 정신건강에 해로울지도. 대체 누구한테 귀갑묶기를 배운 건데요.
...아, 나인가..?
잠시 잘못된 뿌듯함이 들어 코 밑을 쓰윽 문지른 소고가 씨익 웃었지. 하긴 나뿐이긴 하지. 히지카타나 콘도, 긴토키가 들었다면 저 미친 도s가 순진한 병아리에게 뭘 가르쳤냐며 뒷목을 잡았을 발언이긴 했어. 아무튼 간에 그렇게 작년 크리스마스 회상을 끝낸 소고가 따뜻해진 렌의 손을 잡아내려.
" 내일이 되면 알겠죠. 선물이 있을지 없을 지는. 그런데 누님. 산타는 우는 아이에게 선물 안 준다고 하던데.. "
누님은 너무 울어서 못 받을 걸요? 히죽 얄밉게 입꼬리를 올리며 말하는 소고에게 손이 잡혀선 깍지가 단단히 끼워져. 렌은 어느 덧 따뜻해진 손을 움직여 마주 잡으며 응수하겠지.
" 그거 울린 사람이 너거든?! 나쁜 아이에게도 선물 안 준다고 했으니까 소쨩도 못 받을 거야, 분명! "
투닥투닥 싸우면서 눈길을 걸어. 결국 선물이 있는 지 없는 지 바보같고 유치한 내기마저 걸겠지만. 뭐 크리스마스에는 어른도 동심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거잖아. 안 그래? 그렇게 크리스마스 아침, 머리맡에 다소곳이 놓인 선물상자에 할 말을 잃은 소고와 신나서 " 봤지? 선물 받았잖아! " 하고 기뻐하는 렌.
허나 페이크였다. 그 둘도 몰랐지. 그게 양이지사 카츠라와 시호가 놓고간 시한폭탄이었다는 것을.
..펑..!!
아침부터 폭탄 맞고 복슬복슬 아폴로머리행이었다.
..넌 잡히면 뒈졌어. 즈, 아니, 카츠라...
망할..어제 그대로 새벽에 잡아서 감옥에 집어넣었어야 했는데. 하..
[ 하하하! 메리 크리스마스 ㅡ!
- 카츠라, 노자토 - ]
18.
@: 렌이 안아줘! 했을 때 소고의 반응 주세요.
한 번은, 아니 간혹 온기나 타인의 품을 원할 때. 그런 순간이 문득 찾아오잖아. 렌도 그런 순간이 자주 찾아오기도 하고, 스킨십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
소고에게 안겨있고 싶은 기분이 들며 연애 초기 땐 부끄러움도 많고 해서. 머뭇머뭇거리며 입을 달싹이다 결국 입을 꾹 다물어. 하지만 그런 렌을 눈치 못 챌 소고가 아니었지. " 할 말 있었던거 아닙니까? 왜 망설이세요. " 하고 단정한 눈썹을 슬쩍 들어올리며 물으면 렌이 움찔해. 그, 게에.. 말끝을 흐리며 다시금 망설이는 모습에서 조금 못마땅하다는 시선으로 소고가 말하겠지. " 저와 관련된 일이라면 그렇게 주저하며 망설이지 마십쇼. 뭐든 말해보세요. " 그 말에 렌이 약간 머뭇거리는 손길로 살그머니 소고의 옷깃을 쥐어. 살짝 달아오른 볼로 부끄러운 듯 속삭이는 목소리는 떨렸지.
" 읏.. 그으, 소쨩.. "
ㅇ, 안아..줘..
수줍게 속삭였으면서 기어코 고개를 푹 숙인 렌의 검은 머리카락이 쏟아져. 그 밤하늘 사이로 빼꼼 모습을 드러난 하얀 귀가 붉게 물들어져 있는 걸 본 소고는 새어나오려는 웃음을 참아야했지. 어찌나 이리.. 고개를 숙이고 있는 렌을 내려보며 입술을 꾹 다문 그가 살며시 손 팔을 뻗었어. 움츠러든 작은 몸을 감싸며 바짝 제게 이끌어당겼지. 조금 놀라 고개를 든 렌의 뺨은 잘 익은 복숭아빛일 거야. 이러면 됩니까? 속삭이듯 나직하게 고개를 숙여 말해오는 목소리는 귓가를 파고들어. 단단한 품에 가둬진 채 렌은 따뜻한 체온과 소고 특유의 체향에 가늘게 숨을 내었지. 뱃 속이 간질간질한 기분에 조금 굳어 그의 품에 안겨있다 재촉하듯 ' 누님 ' 하고 부르는 소고를 팔을 들어 마주 끌어안을 거야. 그러면 소고가 더욱더 세게 렌을 꽉 안겠지. 아직은 부끄럽지만 ㅡ.. 그럼에도 그를 향한 욕심과 욕망은 넘쳤기에. 머뭇거리면서도 이때의 렌은 널 원한다고 표현했었어.
그랬었는데 소고와 결혼한 현재의 렌은 ···.
" 안아줘, 소쨩!! "
어느 정도 제멋대로 소고에게 물들어 뻔뻔함으로 무장한 얼굴로 당당히 외치겠지. 당장! 날! 안아달라!! 하고 온 몸으로 표현하듯 두 팔을 벌리고 방방 뛰며 밤하늘의 눈이 별을 반짝여. 이제는 제법 스킨십을 먼저하기도 해서. 일부러 가만히 있으며 안아주지 않으면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불퉁해지는 렌을 봐라봐. 그럴 때마다 투덜거리며 토라진 티를 내는 게 그의 눈에는 귀엽고도 사랑스러워 가끔 부러 못 들은 척했지. 그러면 쪼르르 다가와 뒤에서 끌어안아오거나 그의 품 안으로 당연하다는 듯 비집고 파고드는 몸짓. 그게 기특하기 짝이 없어서 배부른 미소를 지어. 먼저 안아주지 않으면 뭐 덧나나..! 품 속에서 렌이 작게 궁시렁거리면서 중얼거리는 소리에 마주 안아주며 둥근 어깨에 고개를 기울여 기대며 속삭이는 한 마디.
" 예쁜 짓 해주신다면 해드리죠. "
뽀뽀라던가, 키스라던가.. 제가 만족할 만한 걸로.
맞아. 소고도 시간이 지나서 엄청 뻔뻔해졌지. 낯짝이 얼마나 두꺼운지 병아리가 매번 혀를 내두를 정도였어. 고개를 스르륵 들어올린 렌의 눈초리가 미적지근해져. 완전 욕심쟁이 아니야? 아니. 나도 그렇긴 하지만 소쨩은 더 ···. 소고가 들으라는 듯 한숨을 포옥 내쉬며 고개를 저어. 얼씨구..? 그 눈초리는 또 뭡니까.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도리도리 젓는 움직임에 소고의 눈이 가늘어져. 자연스럽게 길쭉한 손가락이 뽀얗고 발그레한 볼을 꾸욱 누르는 가 싶더니 냉큼 잡아 쭈욱 늘리는 게 아니겠어? 한 쪽 볼이 잡아당겨지는 통증에 렌이 바둥바둥 반항해.
" 아파! 아프다구! "
작은 손이 옴팡지게 주먹을 지고서 소고의 어깨를 때릴 거야. 정말 아팠거든. 말랑한 감촉을 즐기며 잡아당기던 소고도 입맛을 다시면서도 손을 떼어낼 수 밖에 없었지. 그렇게 안 보이나 병아리의 손 맛은 매서운 편이었으니까. 눈꼬리에 눈물방울을 달고서 노려보는 얼굴이 어여뻐 웃음이 절로 나와. 렌이 정말 완전히 삐치기 전에 붉어진 볼을 감싸며 고개를 들어 눈가 위에 입을 맞추는 소고야. 천천히, 느긋하게 입을 맞추며 눈꼬리 끝에 매달린 눈물방울을 훔치고는 그대로 욱신욱신거리는 볼 위에 맞춰지는 입맞춤이 달아서. 렌은 토라질 수가 없겠지. 진짜 완전 성격 나빠, 소쨩은..
안아줘, 소쨩!!
예전에는 부끄럼 많은 병아리였는데... 어느 새 이리 적극적인 병아리가 되어버린 건지.
그래서 싫다고?
누가 싫다고 했나요? 아니거든요. 어차피 누님이 부끄러움 많은 건 여전하니까요.
19.
한파가 몰아치는 날에는 평소에도 이불 속에서 안 나오려고 하지만 너무 이불 속에만 있으면 소고의 눈초리가 ··· . 한심함과 더불어 가늘어지기 시작해 그 눈초리를 이기지 못하고 꾸물꾸물 나와 굴러가는 곳은.., 결국 코타츠 안이었지. 잠깐 찬 공기와 맞닿아서 그런지 오들오들 떨며 따뜻한 코타츠 안으로 쏙 들어가는 병아리의 모습에 이마를 감싸. 하아.. 그러면 이불 속에서 나온 의미가 없잖습니까. 겨울이 되었다고 추위가 심해지면 게으름이 덕지덕지 묻기 시작하는 제 병아리를 알고는 있으나 매번 더욱 심해지는 게으름에 한탄해. 오늘도 기어코 병아리 전용 목줄을 꺼내들어야 하나?
그의 시선이 렌이 둥지 삼아 파고든 코타츠 너머 벽장으로 슬쩍 향해. 그 안에 있을 빨간 목줄과 사슬이 떠올라 갈등하다 입맛을 다셔. 적안이 코타츠 속에서 녹아든 렌에게 응시하자 위기를 감지했는지 움찔해. 더욱더 안으로 쏙 들어가는 움직임에 절로 혀를 차. 이럴 때만 눈치 하난 빠르다니까. 강제로 산책이라도 시키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이윽고 창 밖에서 부는 세찬 바람이 창문을 때리는 소리에 고개를 저어. 이 날씨에 밖으로 제 병아리를 데리고 나가면 꽁꽁 얼어버릴 거라 장담할 수 있었어. 그리고는 병아리 얼음동상이 되어 감기에 걸리고도 남겠지 ··· .
깊은 곳에서 부터 올라오는 한숨을 삼키면서 지긋이 구워진 떡마냥 코타츠 안에서 늘어진 몸을 바라봐. 저걸(?) 정말 어떻게 하지? 병아리 주인 답게 걱정 어린 상념을 이어가고 있는데 반쯤 졸던 고개가 팟 들어올라와. 자신을 올려보는 몽롱하게 풀린 흐린 시선이 배시시 웃더니 옆자리로 꼬물꼬물. 조금 좁은 자리임에도 옆으로 움직여 꾸역꾸역 공간을 만드는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자 작은 손이 빈 공간을 탁탁 두드려. 흐린 밤하늘을 응시하면 곱게 휘어져선 덮고 있던 이불을 들추며 재촉해오는 거야.
" 소쨩, 여기 자리 남았는데에.. "
" .. 그러니까 옆에 와서 누워달라는 의미인가요. "
" 조금 추워서.. 응? 들어와줘, 소짱.. "
거짓말.. 코타츠 안이면서 뭐가 춥다는 거예요. 하고 나오려던 말을 뒤로 넘기며 피식 웃어. 시치미를 뚝 떼며 원하는 바가 있는 지 애교를 부리듯 말끝을 늘리는 목소리, 능청을 떨듯 몸을 부르르 떠는 몸짓, 올망졸망 올려보는 시선까지. 뭐 하나 빠지지 않고 그의 마음을 흔들고 휘저어. 어쩔 수 없다는 얼굴로 결국 다가가. 들춰진 보드라운 이불 속에 파고들어 빈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자 따뜻한 온기가 그의 몸을 녹여. 노곤한 한숨이 절로 나와 눈을 깜빡이는데 당연하다는 듯이 작은 몸이 그의 품 속으로 굴러들어오는 거 아니겠어? 철판을 싹 깔고서 자신의 가슴팍에 고개를 폭 감추는 행동까지. 헛웃음이 나와서 렌을 물끄러미 내려보고 있자 그의 시선이 안 느껴지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 . 한 번쯤은 못나보여도 될 텐데 애를 써보고 해봐도 여전히 제 눈에 어여뻐 보이기만 하니.. 하는 수 없지. 넘어가는 수 밖에. 속으로 혀를 낮게 차면서도 작은 몸을 감싸는 움직임은 다정할 거야. 단단히 제 안에 감추듯 안아. 품 안의 따끈해진 몸이 그에게 맞춘 듯이 안겨있고, 코타츠 속의 온기마저 따스해 노곤해지기 시작했지. 팔을 뻗어 주변에 있던 방석을 끌어와 한 번 접어. 베개 대신 머리를 뉘며 눈을 느릿하게 깜빡.
이미 렌은 그에게 코를 콕 박고 잠들었는 지 일정한 숨결을 색색 내흘리고 있었어. 이대로 한숨.. 자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조금씩 눈이 감겨지는 것에 수긍하며 작은 몸을 더욱 제게 바짝 끌어당겨 고른 숨을 천천히 길게 내뱉어. 그의 입가에는 나른하고 기분 좋은 미소가 지어져 있지 않을까?
' 휴.., 코타츠 안으로 안 불렀다면 소쨩이 목줄 꺼냈겠지. 하마터면 저 추운 바깥으로 끌려갈뻔했네. 다행이다..'
' ··· 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이번만은 넘어가드리죠. '
20.
눈이 내리는 게 사실 볼 때는 예쁘잖아. 하늘에서 눈송이가 하나씩 떨어지면 발걸음을 멈추며 감탄하다가도 이게 갑자기 매서운 칼바람과 함께 어우러진다면···
살결을 스치는 것 마저도 온통 얼어붙게 만들 법한 기세로 추위를 동반해. 그와 동시에 다음날을 걱정하게 되지.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버리는 듯한 눈바람을 보며 렌이 감탄하다가 식은땀을 삐질 흘려. 내일은 이불 속에서 안 나와야지.. 쌓이기 시작한 눈들을 보고는 굳은 다짐을 하면서 몸을 한 번 부르르 떨었지. 저거 백퍼 내일 쌓여서 치워야한다. 조금은 질린 기색으로 창밖을 본 렌에게 소고가 다가와.
" 어마무시하네요. 일기예보 보니까 폭설이라던데. "
" 내일 저 눈을 뚫고 순찰 돌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힘 빠져.. "
" 제 병아리가 워낙 추위에 약해야죠. "
옆에 서선 렌이 보던 창 밖을 향해 시선을 주던 소고가 작게 킥킥 웃으며 짓궂게 대답해. 흘깃 옆을 보는 밤하늘이 아주 조금 매서워. 요즘 너무 추운 거야! 소쨩이 추위에 강한 거라고. 괜시리 투덜거리듯 종알거리며 변명하겠지. 너무 추워서 이불 속에서 그냥 살고 싶은 마음이 간혹 유혹적이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숨겨들어. 그런 병아리의 속마음을 꿰뚤어 본 것인지 소고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아무럼 그렇겠죠. 하고 대꾸해.
" 슬슬 시간이 되었네요. 가요, 누님. "
" 벌써..? 그러네. 어서 가야겠다."
소고의 재촉에 고갤 돌려 저 멀리 걸려있는 시계를 본 렌이 말해.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는 소고의 팔을 끌어안으며 어서 가자 발을 뗄 거야. 진선조 내에서는 눈이 내리는 날엔 암묵적인 룰이 있었어. 바로 다음 날 눈 치우기 담당인 번대를 정하기 위한 진선조 배 부루마블이 열린다는 거였지. 그걸 알기에 소고와 렌은 자연스럽게 곧 부루마블이 열릴 방으로 향해. 1번 대 대표가 오키타 부부 였으니까. 방에 거의 다와가자 하나 둘 씩 긴장과 함께 진지한 낯으로 모여들고 있는 거야. 그 모습에 렌도 진지한 표정을 지었지. 오늘 기필코 이기지 못하면 내일 얼음 동상이 되고 만다..!! 절대 승리!! 주먹을 불끈 쥐며 중얼거리는 음성에 소고도 생각할 거야. 이번에도 이기겠네. 행운의 병아리가 저렇게 활활 불타올랐으니. 소고는 도박한정 행운만땅인 렌인걸 알기에 한 시름 놓아.
" 소쨩..!! "
자신을 호기롭게 부르는 렌이 작은 주먹을 내밀어와 키득키득 웃으며 똑같이 주먹을 쥐어. 커다란 주먹과 작은 주먹이 툭 하고 맞닿아. 꼭 이기자! 내일 늦잠을 위해서!! 말갛게 웃은 렌이 당당하게 닫혀있는 문을 벌컥 열어들거야. 그리고는 소고와 눈 치우기 부루마블에서 승리하겠지.
오늘의 TMI 겸 이것저것💗
진선조 내에는 청소든 순찰이든 당번을 정하기 위해 각 번대 배 부루마블 대전이 펼쳐진다.
현재 스코어는 1번대가 1등.
소고의 악랄한 자리깔기와 깔짝깔짝 랜드마크 건설하여 자릿세를 받는 렌의 조합은 가히...악몽이다. 어느순간 파산되어 있다고.
21. 소재 주의!!
병아리 납치 당해도 알아서 잘 빠져나온 다는 걸 아는 소고라서(?) 협박 & 몸값요구로 전화와도 침착하게(사실 너무 냉글 돌아서 더 침착함) 무사한지 알아야겠다고 하니까 전화 바꿔줄 때 소고가 " 누님, 짖어요. " 해서 렌이 " 멍.." 하고 대답한 후 거기 싹 뒤엎는 거 보고싶다.
짖으라고 한 이유는 ··· 날뛰어도 좋으니 그냥 싹 엎으라는 의미. 늘어져 얌전히 잡혀있다가 자신을 납치한 이유, 원하는 조건, 사주한 이는 누구인가까지 알아낸 후 언제 얌전히 있었냐는 듯이 묶인 밧줄이나 사슬을 풀어 그대로 검을 빼앗아 몇몇만 남기고 죽이겠지만. 살린 이유는 정보 빼내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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